원·달러 환율이 한달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1060원대에 진입하며 10여일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사흘째 떨어지며 970원대로 내려앉았다.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관심을 모았던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포함한 판문점선언을 채택한 영향이 컸다. 지난주말 역외시장부터 원·달러가 급락했다. 다만 갭다운 출발한 원·달러는 비교적 조용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강세를 보이면서 한때 1065원대로 내려앉긴 했지만 장중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 중국과 일본이 휴장인데다 장후반 결제수요가 나온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다음달 1일부터 2일까지 양일간 미국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고 전했다. 다시금 미국채 금리 움직임에 주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남북정상회담 결과는 장기적으로 원화에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원·달러가 서서히 하락할 것으로 봤다.
100엔당 원화 환율은 6.17원 내린 978.51원을 기록했다. 이는 1월26일 974.04원 이후 3개월만에 최저치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66.7/1067.2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8.8원 내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2.98포인트(0.92%) 상승한 2515.38을 보인 반면, 코스닥은 10.54포인트(1.19%) 급락한 875.95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424억8900만원어치를 매수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108억21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주말사이 뉴욕장에서부터 남북정상회담 결과 영향을 받았다. 1060원대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장중 등락범위가 채 3원도 안되며 조용했다. 아시아장 역시 조용했다”며 “코스피와 외국인 주식 매매 동향을 봐서는 원·달러가 더 하락할수도 있어 보였지만 NDF 영향을 받으며 갭다운 한 이래 조용한 흐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평가가 다를수 있겠지만 원화측면에서는 장기적인 호재로 본다. 원·달러 환율이 급하게 하락하진 않더라도 계단식으로 빠지는 흐름을 이어갈 듯 하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남북정상회담 영향으로 역외부터 하락함에 따라 원·달러도 낮게 출발했다. 장중 주식이 오르면서 원·달러는 1065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결제수요로 인해 낙폭을 줄이며 마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번주 일본도 휴장이 많아서인지 거래가 많지 않은 분위기다. 북미정상회담도 있어 남북정상회담 영향은 약할 것 같다”며 “이번주 연준 FOMC도 있어 미국채 흐름과 이에 따른 달러화 움직임에 연동할 것 같다. 이번주 지지력을 보이면서 1060원에서 108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17엔(0.16%) 오른 109.18엔을, 유로·달러는 0.0015달러(0.12%) 하락한 1.2131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