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취임한지 3주 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조명했다.
WSJ는 29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이 선호하는 커피가 ‘문 블렌드’로 명명돼 인기를 끌고 있으며 대통령의 자서전과 문 대통령을 표지에 실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판매량 급증 등에서도 그 열기를 측정할 수 잇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타임 판매량은 평균 3000부 정도였지만 문 대통령의 사진이 나온 호는 11만5000부나 팔렸다. 청와대 방문 요청은 갑자기 5배 늘어났다. 그가 이달 기자들과의 산행에서 입었던 아웃도어 의류업체 블랙야크의 옷도 단종됐지만 회사는 3000벌을 다시 생산했으며 그 중 초도 물량인 300장은 주문 접수 1시간 만에 매진됐다.
두레샘이라는 업체가 112주년 독도 주권의 날을 기념해 만든 넥타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착용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갑자기 이틀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 지도자들은 취임 이후 일정 기간 허니문(밀월관계)을 즐긴다. 그러나 한국에서 문 대통령은 수개월간 나라를 어둡게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부패 스캔들 이후 특별한 낙관론에 둘러싸여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에서 득표율 41.1%로 승리했다. 그러나 새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이 잘해나갈 것이라는 응답은 88%에 이른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에 108로, 지난 2014년 4월 이후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권변호사이면서 학자와 같은 이미지였던 문 대통령이 록스타와 같은 인기를 누릴지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민컨설팅의 박성민 대표는 WSJ에 “문 대통령은 탄핵된 전 대통령과 여러 점에서 비교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년간 한국을 통치했던 독재자(박정희)의 딸이지만 문 대통령은 북한 피난민의 아들이다. 박근혜가 보수적이라면 문 대통령은 자유주의자다. 박근혜가 냉담하며 부패한 인물이라고 여겨지는 반면 많은 사람이 문 대통령은 겸손하며 소탈하고 솔직한 것으로 본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문 대통령의 판에 박히지 않고 친절한 태도는 역설적으로 우리가 과거 10년간의 보수 정권하에서 잃어버렸던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인기 지속 여부는 그가 어려운 과제들을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WSJ는 강조했다. 그는 취약한 경제회복과 높은 청년실업률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혁신과 성장을 갉아먹는 재벌도 개혁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