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한영이 감사부문 대형 고객들과 계약하며 업계 3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17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딜로이트안진과 계약을 맺고 있던 기업 중 일부가 EY한영으로 외부감사인을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영은 올해부터 기아자동차, 현대위아, 포스코건설, 두산, 한진 KAL 등의 외부감사를 맡게 됐다. 이들의 지난해 기준 외부감사인 비용은 기아자동차 9억2000만 원, 두산 8억5000만 원 등 약 30억 원이 넘어간다. 굵직한 기업들을 비롯해 한영이 올해 새로 맺을 감사부문 계약 규모는 1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계약으로 한영은 대형 고객을 늘려 업계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를 봤다. 업계 4위로 손꼽히던 한영은 굵직한 고객이 적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삼켜왔다. 코스피 200에 들어가는 기업 중 지난해 한영이 외부감사를 맡은 기업은 38개, 감사비용은 102억 5200만 원으로 삼일(61개ㆍ322억 원), 삼정(42개ㆍ172억 원), 안진(40개ㆍ195억 원) 등과 차이가 큰 편이다.
특히 한영은 지금까지 자동차, 통신업계의 외부감사 업무를 맡은 적이 없어 기아자동차, LG유플러스 외부감사인 선임전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기아자동차를 따낸 한영은 EY글로벌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 제고에도 힘을 기울일 전망이다.
한영 관계자는 “EY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30% 이상을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다”면서 “글로벌의 풍부한 경험과 한영의 인력으로 첫 자동차업계 외부감사를 성공적으로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번 사태로 회계법인들의 감사부문 순위는 뒤바뀔 전망이다. 딜로이트안진은 현대자동차, 우리은행 등 일부 대형 고객은 지켰으나 감사부문 축소는 막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안진이 맡고 있던 고객들은 안진의 징계 확정 전후로 삼일, 삼정, 한영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 기준 회계감사 부문 매출액은 삼일(약 1710억 원), 삼정(약 1174 억원), 안진(약 1050억 원), 한영(약 736억 원) 순이다. 안진은 50여개에 달하는 고객이 빠져나가면서 매출액이 300억 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일부를 흡수한 한영이 3위로 올라가고 안진은 4위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회계업계 순위 변동은 피할 수 없다”이라며 “큰 고객들은 대부분 외부감사인 선정을 마쳤고, 작은 계약들만 남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