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행 이어가는 한동훈, 尹-명태균 녹취 대응책 고심

입력 2024-11-0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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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녹취록 공개 후 나흘째 입장 표명 없어
친한계 "대통령실 입장 기다린 것…최고위선 입장 밝힐 듯"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여론조사 정상화를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에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여론조사 정상화를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에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취가 공개된 이후 나흘째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르면 4일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증거'라며 녹취를 공개한 다음 날인 1일부터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한 대표는 대신 당 중진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물밑에서 움직이며 이른바 '녹취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한 대표가 지금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이유는 용산 대통령실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벌써 나흘이 지났음에도 대통령실에선 아직 명확한 입장과 행동이 없기 때문에 한 대표가 기존보다는 더 진전된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친한계 인사도 "명 씨와 관련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게 없다. 그래서 용산에서 해명이나 대응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리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시간이 꽤 흘렀기 때문에 한 대표가 내일 최고위라는 공식 자리에서 관련 입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해법으로 '특별감찰관' 카드를 꺼내면서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의 친인척 등 대통령의 특수 관계인의 비위행위에 대한 감찰을 담당하는 특별감찰관 임명을 통해 '김건희 리스크'를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거기다 한 대표가 '국민 눈높이'를 여러 차례 강조해 왔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쇄신을 요구하는 등의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친한계 일각에는 녹취록을 직접 언급하는 것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존재한다.

지도부 소속 친한계 의원은 "직접 대응할 수 있는 차원의 문제도 아니고, 한 대표가 대통령실로부터 사실관계와 전후 맥락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민주당이 추가 녹취록을 공개한다는데, 그럴 때마다 대응할 차원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그동안 쭉 제기돼 왔던 문제가 녹취록으로 나타났을 뿐인데, 그 연장선상에서 쇄신 요구를 할 수는 있겠지만 콕 집어서 직접적인 언급을 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녹취 사태와 관련해) 용산에서도 수시로 많은 목소리와 여러 관계자의 얘기를 듣고 있다"며 "국민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그에 상응하는 대응이나 입장을 당은 당대로, 대통령실은 대통령실대로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취록을 폭로했다. 해당 녹취에서 윤 대통령은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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