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금융당국이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에 벌금 6억3000만 달러(약 7327억 원)를 부과했다고 31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지난 2011~2015년 러시아 고객들이 런던, 뉴욕 지점을 통해 1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세탁한 것을 방조한 혐의다.
미국 뉴욕 주 금융서비스국(DFS)과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도이체방크의 자금세탁 의혹 조사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조사 결과 도이체방크는 러시아의 자금세탁을 방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DFS의 마리아 볼로 국장은 성명을 통해 “도이체방크는 10년 전부터 돈세탁과 관련한 분명한 지침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거래를 방조했다”고 지적했다.
DFS와 FCA는 각각 4억2500만 달러, 2억4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에 도이체방크는 총 6억3000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벌금을 내는 것 이외 도이체방크는 내부 규율 준수를 감시하는 외부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도이체방크 측은 “러시아 돈세탁과 관련해 배후에 있는 실체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탈세 또는 불법적인 다른 목적이 일어났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인정했다.
이번 결정은 도이체방크가 미국 법무부에 72억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내기로 최종 합의하고 나서 2주 만에 나온 것이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부실 모기지담보부증권(MBS) 판매와 관련해 72억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했다. 벌금 가운데 31억 달러는 민사소송 관련 과징금이고 나머지 41억 달러에는 깡통주택 소유주와 차용인 등을 위한 구제금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