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결과와 관계없이 대기업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 15분께 심문을 마친 후 "이번 영장에 대해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고,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을 해주실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은 혹여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더라도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에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검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결과와 큰 상관 없이 후속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SK와 롯데 등이 거론된다.
이 부회장의 구속여부는 이날 밤에서 19일 새벽 사이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심리는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았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이 부회장은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한다. 삼성 측은 전날 이 부회장이 특검 사무실에서 영장 결과를 기다릴 수 있게 해달라고 특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은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이 부회장의 인치장소를 서울구치소로 정했다. 지금까지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다른 피의자들도 모두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했기 때문이다.
삼성과 특검은 모두 이날 심리에서 '대가성' 인정 여부를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꼽았다. 삼성은 "충분히 소명했다"고 밝혔고, 특검은 "(결과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삼성 측은 최순실(61) 씨 일가를 지원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특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무사히 진행하기 위해 최 씨 일가에 430억 원대 뇌물을 건넸다고 볼 증거가 충분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한편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전날 위증 혐의로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고발장을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이 고발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전 실장은 특검 조사에서도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지시한 적이 없고, 최 씨를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조사를 받은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마찬가지다. 특검은 두 사람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