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애널리틱스가 17일(현지시간) 일본 경제가 또다시 잃어버린 10년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무디스는 일본 경제가 계속되는 스테그네이션으로‘잃어버린 10년’을 재연할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디플레이션이 계속된다면 일본 엔화 가치 강세는 더 짙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전날 103.55엔을 기록하며 최근 2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난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 시나리오를 종전보다 늦출 것임을 시사한 가운데 일본은행(BOJ)이 추가 부양책 도입을 보류하고 현행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한 영향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달 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경기 부양을 위해 사실상 소비세 인상 시기를 늦추기로 한 상황에서 BOJ가 디플레이션 우려를 걷어내고자 추가완화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파라즈 사예드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적 스태그네이션이 지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는 일본 경제 성장 엔진 재시동 걸기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올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앞으로 2020년 전까지의 연평균 경제성장률도 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980~1990년 당시 평균 성장률이 4.5%였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 목표(2%) 달성을 위해 추가 완화책 도입을 망설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지만 사예드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목표 도달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고 평가했다. 향후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수년간 임금 상승률이 제자리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높아졌던 소비자들의 구매력도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특히 엔화 강세의 영향으로 일본의 수출 붐이 막을 내릴 것이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