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인 삼성세탁기를 파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성진(59)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장(사장)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이광만 부장판사)는 10일 재물 손괴와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사장에 대해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CCTV분석 등 증거조사을 토대로 조 사장의 행동 때문에 세탁기 손괴됐다고 보기에는 인과관계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 사장이 세탁기를 파손하려는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전자의 세탁기 판매업무를 방해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 사장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사실을 기재한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의견표명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많다고 판단한 원심이 옳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이날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 옳은 판단을 하신 것 같다. 제가 갖고 있는 역량으로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열심히 해서 국가경제, 회사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LG와 삼성의 세탁기 분쟁은 2014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에서 자사의 세탁기를 파손한 혐의로 조성진 LG전자 사장 등을 수사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LG전자 측에서 4대의 가격을 변상했지만, 추가로 확인한 CCTV를 통해 조사장의 파손 고의성을 확인했다고 주장해 갈등이 확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