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최대 가해업체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신현우 전 대표를 비롯한 핵심 피의자 3명이 26일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특별수사팀에 검사만 9명을 배치, 향후 수사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이날 오전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오전 9시 44분께 검찰에 나온 신 전 대표는 취재진에 "피해자 유가족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당시 제품 개발·제조의 실무 책임자였던 전 옥시 연구소장 김모씨, 선임연구원 최모씨 등도 이날 피의자로 소환됐다.
검찰은 신현우 전 옥시 대표에게 영국 본사가 제품 제조·출시 과정에 어느 정도까지 개입했는지도 추궁할 계획이다. 영국 본사의 개입 정황이 확인되면 수사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검찰에 나온 그는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검찰에서 정확하게 밝히겠다"는 입장을 전하면서도 "제품 유해성은 사전에 몰랐다"고 해명했다.
신 전 대표는 문제의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 인산염 성분이 든 가습기 살균제(제품명: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가 출시된 2001년 옥시의 최고 의사 결정권자였다. 이들은 안전성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인체에 유해한 제품을 시장에 내놔 수많은 인명피해를 낸혐의(업무상 과실치사)를 받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향후 수사 확대 가능성 등에 대비해 집중력과 속도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력 보강도 추진 중이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첨단범죄수사부와 방위사업수사부, 총무부 등에서 검사 1명씩을 추가로 지원받아 검사 9명의 진용을 갖추기로 했다. 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졌던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에 배치된 검사가 당시 18명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