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료진이 원숭이 머리 이식에 성공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 연구에 참여한 한국 과학자는 "성과가 과장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22일 관련업계와 연합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김시윤 건국대 의과대학 줄기세포교실 교수는 "동물이든, 사람이든 머리이식 수술이 성공한 것으로 보려면 혈관이식과 함께 신경연결이 모두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번 수술은 혈관이식만 이뤄져 머리 이식수술이 성공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신경 재생 연구 분야의 전문가인 김 교수는 이탈리아의 신경외과 의사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가 2013년 사람 간 머리 이식이 가능하다고 발표한 논문을 본 뒤 연구팀에 참여하게 됐다.
현재 카나베로 박사팀이 궁극적으로 계획하는 사람 간 머리이식은 카나베로 박사가 실험 전체를 진두지휘하고, 중국 하얼빈의대 런샤오핑(任曉平) 연구원이 혈관이식을, 김시윤 교수가 신경연결을 각각 맡은 형태다.
김 교수는 "이번 원숭이 머리이식은 사람 간 머리이식에 앞서 이식이 성공할 가능성을 본 수준"이라며 "혈관만 이식하고 신경기능의 회복 가능성이 없자 결국 원숭이를 안락사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원숭이 실험의 성공 여부를 떠나 사람 간 머리이식이 수년 내에는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그 근거로 이미 쥐 실험에서 이런 성공가능성이 확인됐다는 점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신경을 끊었다가 재연결했을 때 신경전달과 기능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끊었던 신경을 다시 연결하고 전기생물학적인 신호를 대뇌에 주자 다리의 신경에서 이런 신호전달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