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명이 넘는 투자자들의 피해를 불러왔던 '동양그룹 사태' 피해자들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내기로 했다.
동양채권자협의회는 16일 "동양 사태가 금융당국의 방관 때문에 피해가 커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로 하고 참가자를 모집중"이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오는 24일까지 소송 참가자를 모집한 뒤 소장을 낼 예정이다. 현재 100여명의 피해자가 소송 참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는 일단 원고 1인당 100만원씩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고, 앞으로 재판 진행상황에 따라 청구액수를 늘릴 예정이다.
협의회는 "금융당국은 동양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08년부터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의 불완전판매 정황을 확인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 동양그룹의 사기 행각을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감사원은 4만여 명의 투자자가 1조7000억원의 손해를 본 동양 사태가 금융당국의 고질적인 업무태만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금감원은 동양증권의 회사채 불완전판매 등에 대한 경고음이 수차례 나왔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또 금융위의 경우도 동양증권이 부실 계열사의 기업어음(CP)을 과도하게 보유한 사실을 보고받았지만 내버려둔 잘못이 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피해자들은 금융당국에 앞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동양증권을 상대로도 증권관련 집단 소송을 냈다. 승소하면 소송에 참가하지 않은 피해자들도 권리구제를 받게 되는 집단소송은 현재 증권 거래 과정에서 생긴 집단적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일부 분야에 한정해 도입돼있다. 현 회장 등은 사기성 회사채와 CP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