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홍콩 ‘우산혁명’에 글로벌 증시 ‘출렁’...단기 악재 불가피

입력 2014-09-30 08:01 수정 2014-09-3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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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절 맞아 시위 격화할 듯

홍콩의 민주화 시위 여파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29일(현지시간) 출렁였다. 전문가들은 홍콩이 중국의 ‘금융 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홍콩의 불안은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의 악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고, 대대적인 구조적 개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경제전문방송 CNBC는 분석했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수석 외환 투자전략가는 “중국 정부가 안정을 위해 개혁을 희생할 수 있다”면서 “최근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당장 홍콩과 중국 상하이증시가 연동되는 ‘후강통’ 실시를 앞두고 거래 활성화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챈들러는 지적했다.

홍콩의 중국 금융센터 역할이 상하이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홍콩을 외면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홍콩증시 항셍지수가 2% 하락한 반면, 상하이지수는 상승한 것도 이같은 전망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중국의 경제지표가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의 불안이 겹치면서 글로벌 증시가 조정에 진입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25% 하락하는 등 뉴욕증시를 비롯해 유럽증시가 약세를 나타낸 것은 홍콩 시위의 영향이 컸다면서,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에다 홍콩까지 지정학적인 불안을 키웠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사태가 장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25년 전 발생한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거론하며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서방을 의식한 중국 정부가 과도한 무력 진압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시위대가 경찰의 최루 스프레이에 맞서 우산을 쓰고 대응한 것을 두고 이번 시위를 ‘우산혁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지만, 당국이 진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CNBC는 전했다.

폴 크리스토퍼 웰스파고어드바이저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번 사태는 베이징 당국이 분명 꺼리는 사건”이라면서 “정부가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이 해외 자본과 중국 본토를 연결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고, 아시아의 금융 허브는 물론 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중국이 홍콩과 관련한 리스크를 키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대표적 증시 낙관론자인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홍콩과 중국 주식을 매도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그는 “홍콩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미만”이라면서 “홍콩의 미래가 어느 정도 어두워졌지만, 나라면 중국 주식을 매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시민과 학생 1만여 명은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마련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에 반대하며 도심 점거 시위에 나섰다. 23명의 범민주파 입법회 의원들은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렁춘잉 장관 탄핵 논의를 위한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오는 10월 1일 중국 국경절 연휴를 맞아 시위는 더욱 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CNBC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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