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틱한 역전극은 연출될 것인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대반전을 예고하고 있다. 주인공은 박인비(26ㆍKB금융그룹)다.
세계랭킹 2위 박인비는 올 시즌 17개 대회에 출전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과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상금랭킹 3위(156만3555달러ㆍ15억8000만원)에 올라 있다. 1위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205만2616달러·20억8000만원)와는 5억원 차이다.
지난해 메이저 대회 3연승 포함 시즌 6승을 달성하며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다승왕까지 휩쓴 것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이지만 결코 부진은 아니다. 특히 시즌 종반 박인비의 상승세는 무섭다.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우승 이후 두 개 대회에서는 ‘톱10’ 밖으로 밀려났지만 최근 4개 대회에서는 전부 4위 안에 입상하는 신들린 샷 감각을 이어가고 있다.
한때 세계랭킹 3위까지 밀려났던 박인비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끝난 캐나다 여자오픈을 기점으로 2위로 복귀, 세계랭킹 1위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루이스와의 포인트 차는 0.24점이다.
반면 루이스는 후반 들어 페이스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월마트 아칸소 챔피언십 우승 이후 5개 대회 중 LPGA 챔피언십(T6)만 ‘톱10’에 들었을 뿐이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11일 밤 프랑스 에비앙에서 개막하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ㆍ33억원)에 맞춰졌다. 박인비는 이 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와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두 토끼’를 사냥한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로 세계랭킹 가산점이 가장 많은 만큼 세계랭킹 1위 탈환 가능성은 충분하다. 박인비는 지난달 26일 귀국해 휴식을 취하며 에비앙 챔피언십을 준비하고 있다. 7일 격전지 프랑스 에비앙으로 떠날 예정이다.
무엇보다 되살아난 쇼트게임 감각이 박인비의 ‘두 토끼’ 사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18일 끝난 LPGA 챔피언십 연장전에서도 절정의 쇼트게임 감각을 발휘하며 브리트니 린시컴(29·미국)을 제압, ‘전매특허’ 쇼트게임의 위용을 과시했다.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며 시즌 전 관왕을 노리는 루이스와 막판 뒷심을 바탕으로 드라마틱한 연전극을 노리는 박인비의 외나무다리 승부가 곧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