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총력전에 나섰다. 최근 세단보다 SUV모델 수요가 커지면서 SUV 시장 장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차 시장에서 SUV는 소비자 선택사항에서 후순위였다. 통상 SUV라면 일부 상류층이 타는 프리미엄급 차라는 인식과 함께 연료효율이 일반 세단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런 자동차 선호도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미국 신차판매에서 세단이 35.4%를 차지한 반면 SUV가 36.5%였다. 그간 자동차 시장을 주도했던 세단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SUV에 자리를 내준 셈이다.
SUV 수요 급증은 지난달 신차 판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크라이슬러 지프(Jeep)의 SUV 출하는 전년보다 41% 급증했으며 쉐보레 타호는 52% 늘었다. 포드의 익스플로러도 32% 늘었다. 토요타와 BMW도 SUV 판매 호조를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정보 웹사이트 애드먼즈닷컴의 제시카 콜드웰 애널리스트는 “SUV가 한때 프리미엄 자동차라고 여겨졌으나 최근 예전보다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면서 “여전히 럭셔급의 SUV이 나오고 있지만 사이즈, 가격과 스타일 등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너럴모터스(GM)는 전통 SUV모델을 비롯해 풀사이즈, 트럭스타일, 보디온프레임(body-on-frame)SUV 소형SUV 등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들 모델은 모두 이전 모델보다 성능을 크게 개선됐다.
이런 업계 흐름은 경기가 개선되면서 자동차 비용 부담이 줄어든데다 연비를 높이고 재단장한 SUV가 등장하면서 미국 소비자의 입맛도 변하게 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세단보다 공간적 여유가 많고, 차량좌석도 많은데다 미니밴보다 스타일리쉬한 것도 SUV의 장점이다.
이에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기존 모델을 재단장하거나 새로운 SUV 모델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SUV 수요 증가는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IHS의 톰 하디 애널리스트는 “SUV는 승용차와 트럭의 장점을 모은 것이 특징이며 이러한 특징이 소비자들에게 통한 것”이라면서 “이런 열기를 이어가라면 업체들이 더 다양하고 많은 모델을 선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