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공습을 시작하면서 더 큰 정치적 리스크를 안게 됐다고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오바마는 외교정책에 대한 지지율이 최저 수준인 가운데 이번 결정으로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에 비판받을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공화당의 호전적인 매파는 이라크 수니파 극단주의 반군 ‘이슬람국가(IS)’에 대한 대통령의 결정을 대체로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들은 오바마 정부 외교정책이 너무 신중하고 우유부단해 결국 IS의 부상을 불러일으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조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은 이번 공습을 지지하면서도 “미국의 핵심적인 국익이 위기에 처했으나 백악관은 여전히 한가로와 보인다”면서 “고립주의적 사고방식은 적만 이롭게 하고 미국인이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무너뜨릴 것이다. 대통령은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집권당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오바마 정권에서 가장 큰 성과로 생각해왔던 이라크 철수가 무산되고 다시 군사개입하는 상황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민주당의 리처드 블루멘털(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은 “이라크에 대한 직접적 군사개입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한다”며 “구호물자 투하 등 인도주의적 작전은 전적으로 찬성하지만 대통령은 군사행동 범위와 전략을 미국 국민에게 더 잘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군사개입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중동에서의 또 다른 전쟁이라는 수렁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