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신용등급 해외보다 6계단이나 고평가

입력 2014-06-1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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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AA+, 해외선 BBB+…포스코·GS칼텍스는 8계단 차이

국내 대기업들이 국내와 국제평가사로부터 받은 신용등급간 괴리가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중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신용평가를 받은 33개 기업의 지난달 신용등급을 조사한 결과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3개 기관이 내린 등급은 평균 ‘AA+’인 반면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해외 3개 기관으로부터는 평균 ‘A-’를 받았다.

국내·외 신용평가 등급이 모두 22단계로 돼 있는 점을 근거로, 최상위인 ‘AAA’를 1로 놓고 수치화하면 국내 신용평가사는 1.6등급을, 국제 신용평가사는 6.8등급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국내 신용 등급이 해외보다 24% 정도 고평가돼 있다고 풀이된다.

또 국가 신용등급과 궤를 같이하는 공기업과 은행을 제외하고 18개 민간기업으로 좁혀보면 국내 신용평가사 평균 등급은 ‘AA+’(조정수치 2.2등급)인 반면 해외에서는 ‘BBB+’(8.5등급)를 받아 국내·외 간극이 6.3등급으로 더욱 컸다.

국내·외 신용등급 차이가 가장 큰 곳은 최근 20년 만에 ‘AAA’(1등급)에서 한계단 강등돼 ‘AA+(2등급)’가 된 포스코였다. 포스코는 무디스로부터 Baa2(9등급), S&P로부터 BBB+(8등급), 피치로부터 BBB(9등급)를 받아 국내 기관과의 등급 차이가 8등급이나 났다. 국내 평가등급이 해외보다 36%나 높은 셈이다.

GS칼텍스 역시 무디스와 S&P에서 10등급인 Baa3과 BBB-를 받았으나 국내에서는 2등급인 AA+로 8계단 차이가 났다.

이어 현대자동차, LG전자, 에쓰오일, 롯데쇼핑, SK하이닉스, 현대제철 등이 국내에서 AAA(1등급)∼A+(5등급)을 받았으나 해외에서는 BBB+(8등급)∼Ba2(12등급)에 그쳐 7등급의 차이를 보였다.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KT, SK텔레콤, SK종합화학, 이마트, 포스코건설, SK E&S 등은 국내에서 받은 최하 등급이 AA-(4등급)였으나 해외에서는 BBB-(10등급)로 6계단 차이가 났다.

반면 LG화학은 민간기업중에서는 국내·외 신용평가 등급간 간극이 가장 작았다. LG화학은 국내에서 2등급인 AA+를 받았고 무디스에서 A3(7등급), S&P에서 A-(7등급)을 받아 차이가 5등급에 불과했다.

한국의 국가등급이 Aa1(2등급)에서 AA-(4등급)로 평가되는 점에 비춰 민간 기업인 LG화학의 국내외 등급 격차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국내(AAA)와 해외(AA-(4등급)∼A+(5등급)) 격차가 3등급에 그쳤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 농협 등 시중은행 역시 국내에서는 모두 AAA(1등급)를 받았고 해외에서는 A1(5등급)에서 A-(7등급)까지 평균 6등급을 받아 5계단으로 차이가 작았다.

한국전력공사, 가스공사, 토지주택공사, 도로공사 등 국내서 AAA를 받은 공기업은 해외에서 평균 5등급(AA-∼A+)을 받아 4계단 차이가 났다.

100대 기업 중 국내 신용 평가를 받은 곳은 78개사였으며, 1등급(AAA)을 받은 곳은 20개로 25.6%에 달했다. 해외에선 1등급을 받은 기업은 전무했고,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4등급으로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삼성화재해상보험, 현대글로비스 등 8개 회사는 국제 신용평가사에서만 등급을 받았으며 현대중공업,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물산, LG디스플레이, SK네트웍스, 현대오일뱅크, 두산중공업 등 45개 회사는 국내 신용평가사에서만 신용등급을 받아 조사에서 제외됐다.

이렇게 국내외 신용등급간 차이가 나는 이유는 국내 평가사는 해당 기업의 국내 경쟁력만을 따지기 때문이다. 채무상환 능력을 평가할 때도 모 회사의 지원 등 기업집단을 형성하고 있는 한국 대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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