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정책협력팀’을 부활시키고 경제연구원에 ‘북한통일연구실’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이달 단행해 이주열호(號) 출범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또 국·실장급 인사를 늦어도 오는 18일에 마무리 할 방침이다. 조직개편은 ‘소폭’이지만 인사는 ‘대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9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금통위 의결을 거쳐야 하는 국(局)은 변화 없이 1팀 1실을 추가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이달 안에 시행할 계획이다.
우선 시장과 총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할 정책협력팀(가칭)을 만들 예정이다. 기존에는 이를 커뮤니케이션국에서 해왔다. 그러나 경제흐름을 정확히 읽고 장기 비전을 가지고 시장과의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위해 통화정책국 아래에 정책협력팀을 신설하기로 한 것이다. 정책협력팀은 총재가 시장과 소통하는 주요 수단인 발언 연설문 등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는 기능을 중점적으로 하게 된다.
특히 이번 정책협력팀 신설은 최근 이 총재의 ‘김중수 지우기’가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눈에 띈다. 한은 관계자는 “김 전 총재가 2012년 대내외 의사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국을 만들면서 기존 시장과의 소통을 담당했던 정책협력팀을 없앴으나 이번에 이를 부활시킨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한은 경제연구원에 북한통일연구실(가칭)을 만들기로 했다. 기존에는 북한 관련한 연구를 경제연구원의 4개의 실(室) 중 국제경제연구실이 부분적으로 해왔으나 전담하는 실을 따로 조직한다는 것이다. 북한통일연구실에는 기존 인력 3명을 배치하고 추가로 전담 인력을 더 모집할 예정이다.
이 총재는 늦어도 이달 18일에 국실장 인사를 매듭 짓고 내달 팀장급 인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 총재가 조직개편은 미세조정하는 수준으로 할 예정이지만 인사는 큰폭으로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장급 대다수가 지금 자리에 2~3년간 있었고 이 총재 취임 후 첫 정기인사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현재 공석인 뉴욕사무소장에는 현 국실장 중에 한명이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통상 상위 직급에서부터 인사를 하는 만큼 국실장급 인사 이전에 부총재 및 부총재보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이미 청와대에 부총재 후보를 추천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며 내부 출신이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동시에 임기완수 여부를 두고 한은 안팎에서 논란이 끊이질 않는 부총재보 인사도 이달 안에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