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법원이 지난해 군부에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지지자 수백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이집트 현지 언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집트 남부 민야지방법원이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무슬림형제단을 포함해 529명에게 사형을 선고했으나 사형을 선고한 구체적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는 피고인 가족 등 수십명이 오열을 하고 항의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무르시 지지자 일부는 이번 선고에 반발해 거리에서 불을 지르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법원은 전체 피고인 545명 가운데 529명에게 사형선고를 내렸으며 16명에게만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법정에는 123명만이 출석했으며 도주하거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나머지 피고인들은 법정에 나오지 않은 채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피고인 측 변호사는 “지난 22일 첫 재판이 열리고 나서 공판 두 차례만에 선고가 내려졌다”며 “제대로 변론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무슬림형제단도 “인민 재판”이라고 비난했고 이집트의 한 인권변호사는 “항소심에서 재판 결과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번 판결이 군부 최고 실세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이 오는 6월 전후로 치러질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에 앞서 나와 무슬림형제단에 대선을 방해할 경우 강력한 처벌을 내릴 수 있다고 주는 경고라는 분석이 있다.
무슬림형제단을 주축으로 이슬람 세력은 과도정부가 지난해 12월 무슬림형제단을 ‘테러 조직’으로 공식 지정하자 주말마다 군부 반대시위를 벌여왔다.
이집트 정부는 무르시 정권 붕괴 후 카이로와 시나이반도 등 전역에서 벌어진 각종 테러 배후로 무슬림형제단을 지목했으나 무슬림형제단은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오는 25일 민야에서는 비슷한 혐의로 기소된 무르시 지지자 683명에 대한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