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발언대]자유의 진정한 의미

입력 2014-03-0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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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문 서울대학교 윤리교육과ㆍ한국선진화포럼 홍보대사 13기

영화 ‘레미제라블’은 2012년 개봉해 큰 인기를 끌었다. 극중 눈여겨볼 부분은 민중들이 혁명의 기치를 내걸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

혁명을 주도하고 동참하는 사람들은 총, 칼로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다. 끝까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 한다. 이유는 바로 ‘자유’ 때문이다.

현대사회를 흔히 자유민주주의 사회라고 일컫는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사회라고 하면 으레 정해진 기간마다 투표를 통해 선거를 치르는 것을 떠올린다. 임기가 정해진 국민 대표들이 정치를 하는 일종의 ‘시스템’으로만 치부하는 경향도 있다. 또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는 ‘간섭으로부터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 정도로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민주주의라는 단어 앞에 놓인 ‘자유’의 의미를 매우 한정한 것이다. ‘자유’라는 단어가 갖는 가치의 무게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자유는 가장 먼저 ‘지배로부터의 자유’라는 의미로 이해돼야 한다.

모든 인간은 ‘이성’을 가지고 있다. 나아가 이성을 가진 동등한 존재로서 평등하다. 때문에 어느 누구도 자신 혹은 신을 제외한 다른 인간 앞에서 무릎을 꿇으면 안 된다.

노예는 자신들이 충성을 맹세한 주인의 명령에 절대 복종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노예가 아닌 자유인이다. 굴종의 삶을 살면 안 된다는 의미다. 자기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인간을 수단화하거나 도구적 가치로 생각하면 안 된다. 최종 목적 그 자체로서의 존엄한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자유민주주의’가 단순한 정치과정이나 시스템 혹은 제도가 아니라는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그러나 ‘자유’ 또는 ‘민주주의’라는 말이 오용되는 경우도 있다. 가장 가까운 예는 북한이다. 북한의 정식 명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분명히 명칭에도 민주주의, 공화라는 말이 들어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 북한을 자유민주주의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

북한과 같은 사회를 전체주의 사회라고 한다. 사적 영역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민중은 위에서 내려오는 명령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다. 그저 공동체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 개인의 자유로운 의견이 묵살되기 마련이고 권력을 세습하며 최고 지도자 밑에서 자유와 평등은 매우 제한적이다. 앞에서 언급했듯 인간은 이성을 가지고 있는 한 평등하다. 그래서 ‘지배’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다. 또 가치가 보장되어야 자유민주주의국가라고 할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 안에 담긴 ‘자유’의 의미에 주목해야 한다. 평등한 인간을 상정한 후 예속되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선택의 자유를 가지며 지배받지 않는 삶의 양식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 자유다.

그것이 바로 자유민주주의라는 말 속에 담긴 ‘자유’의 진정한 의미다. 현대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는 이러한 가치가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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