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대다수 위원들이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출구전략 시간표에 공감대를 형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위원은 고용 등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경우 매월 850억 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규모를 연내 축소할 수 있다는 버냉키의 계획에 공감했다.
다만 출구 전략 시간표를 ‘연내(later this year)’라고만 표현했을 뿐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채권 매입을 줄일지에 대한 세부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버냉키 의장은 6월 FOMC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예상대로라면 FOMC는 올해 안에 자산 매입 규모 축소를 검토하고 2014년 중반께 이 프로그램을 종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사록은 “‘대다수(almost all)’ 위원이 이같은 전망에 동의했으며 경제 상황이 기대대로 광범위하게 개선된다면 위원회는 연내 채권 매입 규모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의사록에는 “대부분의 위원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바꾸는 것이 아직 적절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면서 “일부(a few) 위원은 조만간 채권 매입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일부 위원은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 변화를 주려면 상당한 인내심을 가져야 하고 경제 상황과 관련한 추가 정보를 평가하고 나서 정책 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의사록은 덧붙였다.
연준은 지난 7월 FOMC 회의에서 매달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해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는 현행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QE3로 매월 450억 달러의 국채와 400억 달러의 모기지담보증권(MBS)를 매입하고 있다. 또 기준금리를 0∼0.25% 동결해 제로(0)에 가깝게 유지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연준은 FOMC 직후 경기 상황에 따라 채권 매입 규모를 확대 또는 축소할 수 있다고 전제한 바 있다. 다만 출구전략 시간표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시장의 민감한 반응을 고려해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하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출구전략을 시사하는 태도 자체가 향후 양적완화 축소가 임박했다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9월 17∼18일 열리는 FOMC에서 채권 매입 규모를 현행 85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축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치권의 2014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 및 국가 부채 한도 증액안 협상 등이 지극히 불투명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제거되고 나서 12월 회의에서 채권 매입 축소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