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양지웅 기자 yangdoo@)
“내가 오늘 어디를 다녀왔지?” “….”
한참을 생각하고 나서야 떠오른 것이 ‘PiFan,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었다. PiFan은 올해로 17회째인 국내 대표 영화제라 할만하다. 그런데 그 영화제가 잊혀졌다. 배우 여민정 때문에.
대부분의 영화제 개막식에는 유명 배우와 감독 등이 참여해 숱한 화제를 불러 모은다. 영화제의 꽃은 레드카펫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올해는 단연 이병헌과 전지현, 이현우가 레드카펫 화제의 중심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18일, 알려지지 않은 배우 여민정이 과감한 포즈를 취하던 중 드레스 어깨끈이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민정의 노출 사고로 PiFan에 대한 관심은 공중분해 됐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매체가 그녀의 노출 사고를 보도했다. 일순간에 과거 케이블TV 채널CGV ‘TV방자전’을 통해 데뷔했다는 무명의 여배우가 전 국민의 폭발적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의도성의 진실은 그녀의 몫이다. 그러나 최소한 미필적 고의라는 부분은 피해 갈 수 없을 듯하다. 그녀는 가슴을 분홍색 테이프로 이미 가린 상태였고 어깨끈이 풀린 것을 알아챘음에도 전혀 조심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과감한 포즈로 취재진에게 ‘사진 좀 더 찍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행동했다. 노출이란 단어만으로 화제를 모으는 세상이다. 거기에 과감한 포즈까지 취했던 여민정이 의도성에 대한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사고가 터진 직후 취재진과 시민들은 놀란 마음에 일제히 “와~” 했지만 이내 “쟤. 뭐야”라며 인상을 찌푸렸다. 물론 아닌 걱정하는 어머니 또래의 시민도 있었다. 일말의 양심을 믿은 사람들이다. 배우 여민정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트위터에 “‘썰전’보려고 빨리 왔다”고 썼다. 그보다는 “놀라게 했던 것 죄송합니다. 경황이 없었습니다”는 글이 어울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