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의 아메리카모빌이 영국 음원인식서비스업체 샤잠(Shazam)에 4000만 달러(약 457억원)를 투자했다고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영국에 대한 슬림의 첫 투자라고 FT는 전했다.
샤잠의 응용프로그램(앱)은 TV프로그램이나 라디오 등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바로 찾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슬림은 “샤잠의 앱은 새 콘텐츠와 광고 제공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면서 “미디어 분야에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말했다.
샤잠은 올해 하반기 아메리카모빌이 판매하는 휴대폰에 기본적으로 장착돼 라틴아메리카의 수천만 잠재 고객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FT는 설명했다.
앤드류 피셔 샤잠 회장은 “북미와 서유럽은 물론 라틴아메리카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우리는 슬림이 소유한 인터넷 제공업체, 방송국과 제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샤잠은 이르면 내년 초에 최소 10억 달러에 이르는 기업공개(IPO)를 할 계획이어서 슬림의 투자가 대박을 칠지 주목된다.
슬림이 이번 투자로 샤잠 지분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슬림의 투자는 샤잠의 기업가치를 4억 달러가 조금 넘는 것으로 산정한 가운데 이뤄졌다”고 전했다.
슬림은 자신의 광대한 통신네트워크를 통한 데이터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올 초 FT와의 인터뷰에서 샤잠을 극찬하기도 했다.
그는 “(샤잠의 서비스는) 환상적이다”라며 “사용자는 언제라도 자신이 원하는 노래를 휴대폰으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샤잠의 지난 6월 실질적 사용자는 7000만명으로 2년 전의 2200만명에서 많이 늘었다.
한편 슬림은 멕시코 정부의 아메리카모빌 독점 견제와 유럽 투자 손해 등으로 지난 5월 세계 1위 부자 자리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에 빼앗겼다고 FT는 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서 지난 5일 기준 슬림의 재산은 663억 달러로 게이츠(713억 달러)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