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둘로 쪼개진 소상공인 단체-권태성 산업부 기자

입력 2013-06-1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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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표의 자격 논란 때문에 연합회 설립이 더 지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10일 중소기업중앙회 2층 중회의실.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준비위원회는 다음달 4일 창립 총회를 개최하고 법정 단체 인가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소상공인들은 연합회 설립 주도권을 놓고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준비위원회’와 ‘소상공인연합회 추진위원회’로 갈라서게 됐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소상공인 관련 정책이 쏟아지고 있는데 정작 우리 목소리를 낼 단체가 없다”며 출범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목소리를 낼 단체는 많았다. 다만 목소리를 담아 낼 그릇이 자신들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앞서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 유흥음식업중앙회는 법정 대표단체 자격을 위해 경쟁했다가 소상공인연합회 추진위원회로 통합하기로 했다. 김경배 슈퍼마켓연합회 회장은 연합회 설립 과정에서 횡령 사실이 드러나며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 오호석 음식업중앙회장은 ‘유흥업소 대표자가 소상공인 단체를 대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여론에 밀려 회장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최승재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 이사장을 선두로 한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준비위원회가 탄생했다.

이들이 소상공인 진흥 정부예산(1조1378억원)이라는 밥그릇 싸움에 집중하는 사이 소상공인의 목소리는 묻혀가고 있다. 올 1월 2개 단체가 신청을 철회한 지 벌써 5개월 남짓 지났지만, 여전히 대표단체를 놓고 밥그릇 싸움은 진행형이다.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담을 제대로 된 그릇은 아직도 찾지 못한 셈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말 그대로 골목상권 육성 정책의 최종 산물이다. 단순히 정부 예산을 주무르는 소상공인 단체 정도로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두 단체 모두 진정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다면, 대화의 장으로 나서 양보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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