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은 22일(현지시간) 연방 정부의 담배 산업 규제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담배 제조 업체들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의 이 법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미국에서 제조·유통되는 담배와 관련 제품을 강력하게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한 ‘가족 흡연 방지 및 담배 통제법(The Family Smoking Prevention and Tobacco Control Act)’이다.
담배업체들은 담배 광고와 판촉 활동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 규제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법은 지난 2009년 6월 의회를 통과해 발효됐으며 FDA에 담배 제품의 성분을 평가해 건강에 해로운 성분의 사용을 바꾸거나 금지하도록 하고 니코틴 함유량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특히 청소년층의 흡연 유혹을 차단하기 위해 담배의 향미를 통제할 수 있도록 했으며 멘톨 사용 여부도 FDA의 규제 검토 대상이 되도록 했다.
10대 청소년들이 읽는 출판물의 담배 광고를 제한하도록 했고 천연색 광고는 모두 흑백으로 바꾸도록 했다.
담배의 마케팅과 광고활동도 제한했으며 내년부터 담뱃갑에 순하다는 의미의 ‘라이트(light)’·‘마일드(mild)’·‘저타르’와 같은 문구를 쓸 수 없도록 했다.
또 흡연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대형 경고 문구와 그래픽 경고 라벨을 담뱃갑에 게시하도록 했다.
카멜 제조사인 레이놀즈와 뉴포트 멘톨 제조사인 로릴라드·임페리얼·브리티시아메리칸(TBA) 등 주요 담배 제조 업체는 이 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소송을 냈다.
성인 흡연자와 소통하는 몇 개 남지 않은 채널마저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매장과 광고우편물 등을 포함한 광고에서 색깔이 들어간 문자나 상표·로고·이미지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신시내티 소재 제6항소 연방 법원 역시 라이트 등의 사용이 “소비자 기만행위”라고 판단했다.
담배 회사들은 이에 따라 새 판촉 전략으로 담뱃갑을 금색이나 은색으로 포장해 순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