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최근 금융권을 대상으로 원천징수 실태 점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오는 22일과 25일 각각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국민은행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이들 두 은행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는 통보를 전달했으며, 조사 기일에 맞춰 국세청 직원들을 파견해 세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는 지난 2009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 성격이다.
그러나 이번 세무조사는 최근 수천억원에 달하는 경영자문 수수료와 관련해 과세당국과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실시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로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경영자문 수수료 및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해마다 1000억원 이상을 영국 본사에 보내고 있지만, 이에 대한 세금은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 이는 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 대부분이 경영자문과 같은 지원용역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내고 있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경영자문 수수료 부문과 최근 고배당 논란에 따른 배당금 지급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지난해 2000억원을 SC금융지주에 배당한 바 있다.
반면 국민은행에 대한 세무조사는 지난 2007년 7월 이후 6년 만이다. 당시 국세청은 국민은행에 대해 법인세 등 무려 412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관련 세금을 전액 납부한 후 조세소송을 진행, 현재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이지만, 국민은행의 경우 이달 말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가 예정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세무조사가 국민은행에게는 적잖은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