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18~19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완화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의 추가 완화로 엔고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일본의 수출과 생산에 미치는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일본은행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3차 양적완화(QE3)를 발표한 직후 엔화 가치는 달러당 77.13엔으로 7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이 매달 400억달러 규모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한 증권, 이른바 모기지담보부증권(MBS)를 사들이기로 하면서 달러 가치 하락이 관측된 영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같은 상황이 일본은행에는 우려할 만한 사태라고 지적했다.
앞서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는 엔고가 일본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트레이더들은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추가 대책을 밝히지 않으면 엔고가 한층 심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의 이즈카 나가나리 수석 조사 책임자는 “일본은행이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달러·엔 환율은 사상 최처치인 75.31엔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즈호종합연구소의 노구치 다케히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유럽 중앙은행이 추가 대책에 나선 데다 일본 경기도 둔화하고 있어 경기 판단이 하향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은행이 추가 완화 압력을 받게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일본은행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추가 완화를 단행할 경우, 기존 자산매입 프로그램에서 일본 국채 매입 규모를 5조~10조엔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자산매입 프로그램은 일본은행이 자산 매입 등 기금을 올 연말까지 65조엔, 내년 6월말까지 70조엔까지 늘려 국채와 그외 자산을 매입한다는 것이 골자다.
실질 제로금리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 프로그램은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주요 수단이 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후루카와 모토히사 일본 경제재정상은 연준이 예상 외 공격적인 조치를 발표한 것과 관련, “금융 정책을 포함해 거시경제 정책 운영은 해외 영향도 충분히 염두에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일본 경제는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지난 4월 발표된 ‘경제·물가 정세 전망(전망 보고서)’에서 일본은행은 2012 회계 상반기(4~9월)가 끝나는 9월 말에는 일본이 완만한 회복 기조로 되돌아올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수출은 일본은행의 8월 금융정책결정회의 이후 한층 더 선명하게 후퇴, 일본은행은 경제 전망을 2개월 연속 하향 수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는 엔고 기세가 다소 약했던 데다 전망 보고서 결과를 참고하기 위해 일본은행이 추가 완화를 미뤘을 것이라고 WSJ는 추정했다.
골드먼삭스의 바바 나오히코 일본 경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일본은행이 추가 완화를 단행해도 경제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돈을 풀어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경제 구조여서 환율에도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