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건설장비업계에 감원 한파가 휘몰아칠 전망이다.
중국 최대 건설장비업체 싼이중공업이 건설경기 냉각으로 올해 직원을 2500~5000명 줄일 계획이라고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싼이중공업은 “지난해부터 건설장비산업의 성장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다”면서 “이에 따라 우리도 내부적으로 직원 수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싼이중공업은 이미 연구·개발(R&D)와 영업, 생산 등의 부문에서 감원을 진행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업계는 중롄중커와 산추건설 등 경쟁사도 감원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최근 일부 사업에서 매출이 줄어들고 있어 감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성장을 주도했던 건설시장에서 감원이 급증할 경우 그 여파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경제의 고성장과 함께 굴착기와 기중기 등 건설장비 수요는 지난 2001년 이후 세 배 증가했다.
경영컨설팅업체 오프하이웨이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건설장비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을 넘었다.
그러나 경기둔화와 더불어 정부가 강도 높은 억제책을 지속하면서 건설장비업계에도 찬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제프리스그룹은 지난 4월에 장수성에서 1분기에 팔린 중롄중커의 콘크리트기계 중 절반 이상이 가동을 멈췄다며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철도부는 지난 1~5월 철도 부문의 고정자산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41% 급감했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스의 빅토리아 리 애널리스트는 “중국 기계산업은 지난 10년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감원을 한 적이 없었다”면서 “최근 업계의 움직임은 경기둔화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건설장비업계는 또 호황기에 펼쳤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족쇄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데이비드 필립스 오프하이웨이 전무이사는 “싼이 등 중국 기업들은 제품 판매 확대를 위해 고객들에게 돈을 꿔주거나 외상 판매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이제 이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제금융보는 이날 싼이의 미수금이 200억위안(약 3조580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