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자국 은행의 중국 본토 진출을 독려하고 나섰다.
대만 금융감독위원회(FSC)의 리지추 부의장은 “대만 은행들은 중국 본토 지점 설립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면서 “대만 시장에만 치중할 경우 극심한 경쟁에 다 같이 공멸할 것”이라 밝혔다고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과 대만이 지난해 자유무역협정(FTA) 성격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체결하고 대만 은행이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으나 현재 중국에 지점을 설립한 대만 은행은 전체의 20%에도 못 미친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 인구는 대만보다 50배나 많고 금융 자산은 15조달러(약 1경6110조원)에 달한다.
중국은 대만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대만 전체 수출의 3분의 2 이상이 중국으로 간다.
대만은 인구가 2300만명에 불과하다 37개의 자국 은행과 28개의 외국계 은행, 300개 이상의 금융업체가 몰려 있어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했다.
대만 KGI증권은 “대만 은행권의 대출마진은 1.5% 미만으로 2.0% 이상인 중국과 대조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리지추 부의장은 “지금까지 불과 6개의 대만 은행만이 중국에 지점을 설립했다”면서 “중국 투자 촉진을 위해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규정 하에 대만 은행은 순자산의 15% 이상을 중국에 투자할 수 없다. FSC는 이 규정을 없앨 방침이다.
금융기관들이 홍콩 위안화 자산에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와이호렁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대만 은행의 가장 큰 문제는 추진력의 부족”이라며 “은행들의 자본상황은 대체로 좋지만 대부분 틈새시장처럼 작은 자국 시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