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의 민주당과 공화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무역조정지원(TAA) 제도를 연계하는 문제에 대해 여전히 팽팽한 대립각을 세웠다.
상원의 FTA소관 상임위원회인 재무위원회는 26일(현지시간) 드미트리우스 마란티스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업계 대표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한·미FTA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공화당 간사인 오린 해치(유타)의원은 "한·미FTA를 비롯해 파나마, 콜롬비아 등과의 FTA를 이번 여름까지 비준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 비준 기회를 영영 놓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조속한 비준처리를 촉구했다.
해치 의원은 특히 "수출증대와 고용창출을 가져올 FTA를 TAA의 볼모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외국 기업과의 경쟁 과정에서 실직한 노동자들에게 연방정부 차원의 재교육 및 지원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인 TAA를 FTA 비준과 연계시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맥스 보커스(민주.몬태나) 재무위원장은 FTA 이행법안과의 패키지로 TAA 제도 연장이 함께 승인돼야 한다고 맞섰다.
보커스 의원은 FTA와 TAA가 모두 처리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승인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 두 법안의 연계 방침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의 론 와이든(오리건) 의원은 TAA 제도 연장법안을 먼저 통과시키고 이후 FTA 이행법안을 처리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존 케리(민주.매사추세츠) 의원은 한·미FTA 비준을 지연시킬 경우 한국과 유럽연합(EU) 사이에 체결된 FTA의 발효로 인해 미국 업계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면서 한·미FTA 비준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마란티스 USTR 부대표는 "FTA 비준을 늦출수록 미국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TAA는 잠재적 수혜대상이 15만5000~17만명에 달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2월 종료됐다.
백악관은 이달 중순 TAA 제도 연장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국, 파나마, 콜롬비아와의 FTA 비준안을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