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유혈 시위 확산으로 중동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이집트 증시가 임시 휴장한 가운데 두바이 증시는 30일(현지시간) 4.32% 빠지며 지난해 5월 이래 최저로 주저앉았다.
아부다비 증시는 3.68%, 쿠웨이트 증시는 1.76%, 카타르 증시는 2.95%, 오만 증시는 3.02%, 바레인 증시는 1.43% 각각 내렸다.
쿠웨이트의 알리 알-니메쉬 증시 전문가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동 지역이 이집트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증시 하락은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카이로와 두바이 소재 EFG-헤르메스 투자은행의 모니카 말릭 수석연구원도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의 경제적 펀더멘털이나 정치 상황이 이집트와는 다르지만 부정적 심리가 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튀니지를 거쳐 이집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가 주요 원유 수출국들이 몰려 있는 중동의 다른 국가들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금이나 국채 같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퓨처패스 트레이딩의 린다 라시크 파트너는 "이집트 시위가 확산되면서 증시에서 돈이 빠져나와 달러와 원유 쪽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 세계 증시의 급격한 상승세로 이익실현 매물에 대한 욕구가 커진 상태에서 이집트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면서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증시의 전망은 밝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전날 한 주를 시작해 6.43% 폭락했던 사우디아라비아 증시는 이날 2.47% 올랐다.
중동 사태 악화로 투자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할 경우 글로벌증시의 본격적인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전일 미국증시에서 다우지수는 9주만에 약세로 돌아섰으며 나스닥이 2.48%, S&P500지수가 1.79%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