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올해 우리나라가 6%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명의신탁 문제를 포함해 차명계좌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도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 올해 경제 성장률이 꺾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상반기보다는 다소 낮아졌으나 이는 상반기 성장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등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올해는 6%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당초 정부 예상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윤 장관은 “세계 경제가 위기의 파고를 넘어 정상화돼 가는 과정이고, 우리나라도 내수와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올 4분기에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를 기록, 성장을 멈추면 올해 연간 성장률은 6%가 되고, 0% 이상이면 올해 경제는 6%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럽 재정위기 등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 장기화와 대외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다"며 "지표경기 개선이 체감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거시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특히 윤 장관은 신한금융 사태에서 드러난 차명계좌 대책에 대한 질문에는 "정부는 그동안 금융실명제 시행의 문제점, 보완점을 엮어서 지금 대안을 마련 중이며 나중에 적절한 시점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차명계좌 종합대응책 과정에서 명의신탁도 포함해 검토될 것"이라며 현재 실명제 허점을 이용해 차명을 활용해 차명계좌가 범죄, 불법 거래에 도구화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윤 장관은 한나라당에서 제기한 '부자감세' 철회안에 대해서는 “세율을 내리는 세계적 추세와 세율이 낮은 곳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국제적인 트렌드를 감안해야 한다”며 사실상 한나라당과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법인들이 영업활동을 자유롭게 함으로써 고용이 창출되면,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고, 경제가 성장하면 세수도 원활해지는 선순환을 기대하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법인세 인하가 2012년부터 시행 예정이므로 내년 하반기 국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더블딥 우려도 일축했다. 그는 “더블딥 우려는 소수의 의견이며 전체적으로는 지금과 같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신흥개도국은 상당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선진국도 완만한 경제회복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윤 장관은 경제부총리제에 대해 현재로서는 필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굳이 지금 부총리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제총리든 경제부총리든 기본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이 문제지 직위가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기본적으로 경제 정책은 조정과 합의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조정능력을 갖고 누군가는 조정을 해줘야 하고 현재는 (부처간) 정책 조율이 잘 되고 있다”며 부처간 불협화음에 대한 우려를 경계했다.
한편 윤 장관은 재정부 장관 퇴임 후 정계 진출 의향에 대한 물음에는 “공직을 그만두면 아내와 자연으로 돌아갈 생각”이라며 “나름대로 나라와 한국경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다시 여의도로 돌아 올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자신이 재경원 금융정책실장으로 재직할 당시 발생한 외환위기 책임론에 대해“무한책임을 느낀다"면서도 “경험만큼 좋은 것은 없다. 뼈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우리나라가 다시는 제2, 제3의 금융위기를 맞지 않도록 막는데 이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국·이진영 기자 in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