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우리' 공동체적 가치 우선돼야

입력 2010-10-12 11:07 수정 2010-10-1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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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션 코리아-초일류 국가의 조건] 도덕성의 재발견 上

“성장주의의 본래 목적 찾는게 최우선”

황경식 서울대 철학과 교수

“물질은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기 위해 물질 문명을 발전시켰지만 가장 중요한 목적의식이 결여돼 있다.”

황경식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현대 한국사회의 물질 문명은 굉장한 발전을 이뤄 첨단적인 수준에 이르렀으나 정신 문화는 그렇지 못해 두 문화간의 시간 지체가 일어났다”며 “성숙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물질적 풍요 추구의 본래 목적인 행복한 삶, 인간다운 삶을 다시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행복하고 인간다운 삶으로 대표되는 목적의식을 되찾는 과정에서 윤리와 가치, 도덕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러한 가치관의 재구축을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윤리 도덕의 최소한의 요건인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생활을 하나의 게임으로 빗대면서, 게임이 올바르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게임에 참여하는 선수(시민)들이 공정한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스포츠맨십을 갖고 있어야 하고 레프리(정부)의 공정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게임의 룰이 공정하지 못하면 윤리 도덕 사회로 가지 못한다”면서 “게임에 의거해야 할 공정한 룰이 뭐냐, 시민들이 공정한 룰을 따르고자 하는 시민의식을 갖고 있느냐, 국가나 정권이 시민의 게임을 올바르게 판정할 레프리로서 공정한 판정을 할 자세가 돼 있느냐를 전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과 정의가 확립되면 더 나아가 나눔과 봉사의 사회, 친절과 예절의 사회 등 다른 덕목이 더 필요해진다”며 “공정성과 정의가 최소한의 도덕이기 때문에 이것이 흩어지면 다른 사상들이 세워지더라도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려면 시민과 정부 어느 한쪽의 변화를 강조하기 보다 시민사회와 정부가 함께 손을 잡고 변화하는 것이 올바르고 또한 가장 빠른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보다 사회 우선하는 공공성 우선”

고계현 경실련 정책실장

고계현 경실련 정책실장은 도덕성 회복을 위해 “나보다 우리 사회의 공공성을 우선시하고 공동체를 위해 본인이 희생하고 양보할 수 있는 기본 가치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실장은 “과거에는 목표와 목적 경쟁과 승리가 우선시 되는 사회로, 사소한 실수나 반칙이 용인되고 결과적으로 승리하는 자가 제일이라는 경쟁중심의 가치가 우월했다”며 “하지만 선진국 사회란 물질적 풍요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 실장은 “도덕성과 공공선, 공동체를 위한 희생과 양보를 기본으로 가진자와 못가진자, 권력이 있고 없음을 떠나 공평하게 적용되는 법과 질서 원칙이 중요하게 요구된다”며 “이러한 기본 요소를 바탕으로 과정과 절차에서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어야 사회를 이끄는 리딩 그룹 또는 경쟁을 이긴 승자에 대한 존경이 생긴다”고 밝혔다.

그는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을 보면 사회를 이끌어 가는 리더들이 정당성 확보를 통해 국민들의 존경심을 얻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오히려 사회 갈등을 야기시키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과정을 통해 성공한 사람들이 장관과 총리라는 중요한 위치를 아무렇지 않게 차지하고 기업총수들은 편법 상속과 탈세 재판을 받고도 사면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 실장은 “사회 지도층이 경제와 문화 정치 사회 각 분야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상황에서 국민소득 2만달러를 바탕으로 한 선진국 진입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면서 “국가를 운영하는 그룹부터 기본 가치를 고양시키고 힘있는 사람들의 불법에 대해 법을 엄정히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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