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KIC)가 지난해 스캇 칼브 최고투자책임자(CIO) 영입 이후 공격적인 투자행보를 나타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KIC는 311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해 중소형 국부펀드로 분류되고 있다.
FT는 KIC가 과거 정부의 영향권에서 움직였지만 지난해 칼브 CIO 영입 이후 투자를 다양화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칼브 CIO는 오벌린 대학을 거쳐 하버드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인재로 20여년간 드렉셀번햄램버트와 씨티그룹을 비롯해 튜더인베스트먼트 등에서 펀드매니저로 활동했다.
그는 헤지펀드와 원자재, 부동산 등 대체투자수단에 자산의 20%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기존 10%에 비하면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칼브 CIO는 "지금은 비유동성 자산 투자에 최고의 시기"라면서 "지난 2006년부터 2년 동안 프리미엄이 없었지만 지금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제 수익을 올릴 때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칼브 CIO가 자신의 투자전략을 시행하기에 앞서 중앙은행과 재정부 등 이른바 '스폰서'와 국회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칼브 CIO는 일단 큰 무리는 없을 전망이다.
칼브 CIO는 대학 졸업 직후 3년 동안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에서 강의를 맡아 한국과 인연을 맺었으며 1984년부터 2년간 경제기획원 경제자문관으로 일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당국에 맞는 전략을 짤 수 있는 내공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스폰서들과 많은 토론을 하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자산배분과 벤치마크 그리고 실적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과 재정부가 설정한 벤치마크는 바클레이스국제채궈지수(BGA)로 KIC의 자산 49%가 설정돼 있으며 41%는 MSCI 글로벌을 통해 주식에 배분돼 있다.
KIC는 2008년 메릴린치에 투자했다가 상당한 손실을 기록했으며 이제 중동과 중국, 싱가포르와 비교해 글로벌적인 관점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신문은 KIC의 지난해 수익률이 18.7%에 달했다면서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국부펀드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고 전했다.
칼브 CIO는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2800억달러이며 10% 정도가 KIC에 사용되고 있다"면서 "싱가포르는 중앙은행이 유동성자산 1500억달러를 관리하고 있으며 국부펀드인 GIC는 2500억달러를, 테마섹은 1000억달러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인 문제가 있지만 한국경제가 성숙함에 따라 정부는 외환보유고의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