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부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약속했던 긴축재정안이 의회에서 가결됐으나 유럽발 금융불안은 오히려 확대됐다.
그리스 의회는 6일(현지시간) 세금인상, 공무원 급여삭감 및 연금 삭감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2010~2012년 긴축재정안을 가결했다고 주요외신들이 보도했다.
정부의 개정안에 여당인 사회당(PASOK)의원 160명 중 157명과 중도우파인 소수야당 라오스(LAOS) 소속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고 제1야당인 신민당(ND), 공산당(KKE), 및 극좌연맹(SYRIZA) 등 야당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져 찬성 172표, 반대 121표로 가결됐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3.6%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오는 2014년까지 유럽연합(EU)의 ‘안정 및 성장에 관한 협약’에서 규정한 GDP의 3% 이하로 낮추기로 하고 300억유로(GDP의 11%)규모의 재정적자를 감축하는 재정감축안을 내놓았다.
긴축재정안은 구체적으로 ▲공무원 특별보너스 폐지 및 감축, 복지수당 8% 추가 삭감 ▲민간부문에 대해 월 해고 상한선 확대(2%→4%) ▲부가가치세 인상(21%→23%), 유류세•주류세•담배세 10% 추가 인상 ▲ 여성 연금수령 연령 상향(60세→65세), 60세 이전 조기연금 수령 불가, 연금산정방식 변경 등 연금개혁 추진 등이 담겼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이날 가결에 앞서 “정치권이 사소한 당리당략이 아니라 국가와 시민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믿게 해줘야 한다”며 법안 승인을 요청했다.
그리스 의회가 긴축재정안을 승인함에 따라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전제조건은 충족됐다.
이에 따라 오는 7일 독일 의회의 그리스 지원 관련법안 표결이 그리스 지원의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의회가 법안을 승인하면 유로존은 19일 이전에 그리스 자금지원 1차분인 300억 유로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집행할 수 있게 된다.
그리스는 19일에 만기도래하는 국채 90억유로를 상환해야 한다.
그러나 그리스 긴축재정안의 통과에도 불구하고 유럽발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시는 다우지수가 한때 1만선이 붕괴되는 등 87년 주가대폭락 사태 이후 최악의 폭락을 기록했고 유럽증시도 3일 연속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