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자원전쟁'시대가 왔다. 아프리카와 극지, 남아메리카 국가들을 전장 삼아 중국과 미국 등 선진국들이 막대한 자본을 중심으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라크 전쟁이 상징하듯 중동 등 에너지 매장국의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물밑 쟁탈전이 한창이다. 글로벌 자원전쟁은 이제 원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에 국한된 것이 아닌 물을 비롯해 생물자원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앞으로 3회에 걸쳐 글로벌 자원전쟁 현황을 살펴보고 미래를 조망해본다)
[글 싣는 순서]
(1) 이제는 자원전쟁 시대
(2) 에너지업계 지각변동 본격화
(3) 中 對 美, 에너지전쟁 승자는 누구
2006년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 방직물의 남아공 수출을 제한한다"고 말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상대방 국가에서 자국의 대외수출을 제한한다고 선언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이같은 상황은 아프리카가 최후의 에너지 대륙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같은 해 11월, 아프리카 8개국 정상들이 중국 베이징에 모였다. 이들 정상은 '아프리카 개발포럼'에 참석했고 특혜차관은 물론 개발기금 명목으로 중국정부로부터 90억달러 규모의 지원도 약속 받았다.
중국이 나이지리아와 앙골라, 수단 등 주요 아프리카 국가들에 투자한 석유 개발비만 90억달러에 육박한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중국은 대신 아프리카 주요 광구의 채굴권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중국 외교부처는 20년 넘게 매년초 아프리카를 순방하고 있다. 양제츠 외교부장 역시 올해 열흘 일정으로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아프리카 5개국을 다녀갔다.
세부 공식 일정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통해 중국 외교부의 자원외교가 강화되고 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는 평가다.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 총리가 최근 7~8년 사이 자원외교를 위해 방문한 국가만 50개국이 넘는다.
'주식회사 중국'의 에너지사냥은 무서울 정도다. 중국 국영에너지기업들은 스위스 석유업체 아닥스페트롤리엄을 90억달러에 사들였으며 호주의 펠릭스리소스를 26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에너지 M&A'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역시 자원외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2008년 5월 요코하마 회의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에 향후 5년 동안 40억달러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볼리비아의 리튬 개발권을 확보하기 위해 수백억엔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과 함께 친디아를 구성하는 인도는 자국 주력업종인 정보기술(IT)이나 의료, 교육 분야의 지원과 함께 저비용 생산방식으로 아프리카 자원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극지방을 둘러싼 에너지전쟁 역시 빙하를 녹일 정도로 뜨겁다. 특히 북극은 남극과 달리 영유권을 확정한 국제조약이 존재하지 않아 관심이 더 높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북극에는 900만배럴의 원유가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구상 미개발 석유의 13%에 달한다.
천연가스 역시 미개발 부분의 3분의1이 북극에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극 공략에 주력하고 있는 나라는 러시아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트 대통령은 최근 "북극 연안국들이 과학적 탐사 및 경제·군사 활동을 통해 러시아의 탐사와 개발을 제한하고 있다"며 북극 지역의 권리를 지킬 것임을 천명했다.
러시아는 앞서 2007년 소형 잠수정을 이용해 북극 심해에 러시아 국기를 담은 티타늄통을 떨어뜨리는 등 영유권 경쟁을 주도했다.
2008년에는 북극전략 문서를 통해 2020년까지 북극지역을 러시아 최우선 전략적 자원기지로 만들도록 했다.
남극 역시 '자원의 보고'이자 지구에 남은 마지막 윈시대륙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극은 1400만㎡의 면적으로 지구 육지의 9.2%를 차지한다.
남극에 매장된 원유와 천연가스 자원은 인류가 100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지구 담수의 68%에 해당하는 수자원이 존재하고 있다. 철을 포함해 구리와 니켈 금 은 등 금속자원도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남극은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를 넘어 대체연료 개발 추세와 맞물려 시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해진 생물자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생물자원탐사를 뜻하는 바이오프로스펙팅(Bioprospecting)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미 남극에는 독일을 비롯해 벨기에 영국 체코 인도 중국 등이 최근 기지 건설을 완료했거나 건설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