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6일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는 튼튼한 법치주의 위에서 크게 확장될 수 있다”며 “법치의 토대가 되는 법학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법학교수회(교수회) 창립 60주년 기념식 및 학술대회에 참석했다. 1964년 창립된 교수회는 전국 4년제 대학에 재직 중인 법률학 강의 담당 교수‧부교수‧조교수‧전임강사로 구성돼 약 1600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법학의 위기 진단 및 타개 방안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 법”이라며 “법을 다루는 실무가들은 법의 본질과 사회적 사명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법조문 자체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데만 그쳐서는 안 되고, 자유, 공정, 인권과 같은 근본 가치가 우리 사회에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기초법학의 소양이 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초법학이 소외되고, 약화 되면 정의와 공정성, 사회적 신뢰의 기반까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오늘 행사가 기초법학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법학 교육의 미래를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교수회는 △학부 법학 교육 강화 △로스쿨 교육의 이론-실무 균형 회복 △법과대학의 로스쿨 참여 기회 확대 세 가지를 제안했다.
법적 사고 양식 공유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학부 법학 교육을 강화하고, 로스쿨 교육은 이론과 실무가 균형 잡힌 모습을 회복하는 동시에 대전환에 대응하는 교육 수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일정 기준을 충족한 법과 대학 모두에게 로스쿨 참여의 기회를 줌으로써 변호사 시험이 제대로 된 자격시험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홍식 교수회장은 개회사에서 “법률의 수요는 지난 4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고 법률가의 역할은 날로 중요해지고 있으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법학은 쪼그라들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로스쿨은 변호사 시험 응시 정보와 요령을 익히는 변시 학원으로 전락했고, 법의 근본 문제와 기본 원리를 탐구하는 기초법학은 철저하게 외면돼 폐강되고 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22년 12월 용산 대통령실에서도 한국법학교수회 임원진과 간담회를 하고 ‘대한민국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 확산’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교육 단계부터 법과 원칙이 바로 서야 법치주의가 완성될 수 있다”며 법치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지난 60년 간 법학 교육과 후학 양성을 위한 교수님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대한민국의 법률문화가 발전하고, 우리 사회에 법치주의가 튼튼히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며 감사와 격려도 전했다.
행사에는 교수회 회원 등 200여 명과 대통령실 김주현 민정수석, 정부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했다. 사법부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등도 자리했고 국회에서는 주호영 국회부의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