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선제 타격 카드 만지작
네타냐후 “베이루트·예멘 다 때린다”
바이든, 항모 급파 이어 백악관 안보회의 소집
국제사회가 확전을 막기 위해 설득과 압력 등 온갖 수단을 강구했지만, 이란은 ‘중동전쟁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이란의 보복 공격 시 항전하겠다며 맞서는 것은 물론 선제 타격까지 고려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어 말 그대로 ’제5차 중동전쟁‘이 터지기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친서방 중동국가인 요르단의 아이만 사파디 외무장관이 이란에 급파돼 긴장 완화를 촉구했지만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피의 보복’ 의지를 공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도 유럽과 다른 동맹국 정부에 확전 방지 메시지를 이란 측에 전달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란의 기조는 변함이 없는 상황이다. 소식통들은 이란이 이르면 5일 공격을 개시할 것으로 전했다.
더군다나 이란은 이스라엘에 가할 공격의 파괴력을 키울 방안으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역내 친이란 대리 세력을 총동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란이 예고한 이스라엘에 감행할 공격 시점과 방식, 강도에 대한 계획은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주례 각료회의에서 “우리는 방어와 공격 양쪽에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그 어떠한 침략 행위에도 대응에 나서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오니즘 지도자 제프 자보틴스키의 추모식에 참석해 “우리는 가자지구, 예멘, 레바논 베이루트 등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장거리 공습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더 나아가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안보기관 책임자들과 이란의 보복 공격 대비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개최해 ‘억제적 수단’으로써 이란을 선제 타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 해·공군 전력을 증파했다. 미 국방부는 2일 탄도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복수의 해군 순양함과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으로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또 중동에 1개 비행대대 규모의 전투기 추가 파견, 1개 항공모함 타격전단을 유지하기 위한 핵 추진 항모 에이브러햄링컨호 타격전단 출격도 명령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팀을 불러 중동정세와 관련한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물론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전화통화 할 예정이다.
5차 중동전쟁이 현실화한다면 전 세계적 파장이 불가피하다. 이란이나 예멘 후티 반군이 ‘원유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유가는 폭등하고 물류 대란을 불러올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경기침체의 공포가 고조되는 가운데 중동전쟁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