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에 글로벌 펀드 19억 달러 유출 탓
정부의 금리인하 압박 거세져 추가 하락 위험도
동남아 6개국 공동 비자 프로그램 추진해 반등 노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밧은 1월 초 이후 약 7% 하락해 올해 아시아 최악의 통화 중 하나로 기록됐다. 달러ㆍ밧 환율은 지난해 10월 기록한 최저치인 37.237밧에서 1% 정도의 차이만 보인다.
경기침체로 기업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에 올해 글로벌 펀드가 태국 주식 19억 달러어치를 매도하면서 밧에도 타격을 줬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지난해 태국 경제성장률은 1.9%를 기록해 10년 평균인 2%를 밑돌았다. 지난해 4분기 역시 1.7%에 그치면서 블룸버그 전망치인 2.6%를 밑돌았다.
게다가 10일엔 태국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만큼 밧의 추가 하락 여지도 있다. 중앙은행을 향한 금리 인하 압박이 큰 탓이다. 2월 스레타 타비신 태국 총리는 경기 활성화를 위한 긴급 금리 인하를 중앙은행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2월 회의에서 중앙은행 위원 두 명이 인하를 지지한 점도 변수다. 이에 주요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어떤 비둘기파적 발언이 나올지 경계하는 분위기다.
싱가포르은행의 모 시옹 심 투자전략가는 “너무 약하게 나온 최신 경제지표는 4월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수 있다”며 “재정적 불확실성에 따른 역풍이 단기적으로는 밧에 계속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태국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베트남 등과 공동 비자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나섰다.
태국을 포함한 6개국은 지난해 70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맞았다. 공동 비자를 통해 이동에 편의를 제공해 더 많은 관광객을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장거리 여행객과 지출이 많은 여행객을 유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태국이 계획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C9호텔웍스의 빌 바네트 이사는 “프로그램이 제대로만 수행된다면 비자 면제 혜택은 관광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업과 무역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