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금리를 결정한다.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깨고 11번째 연속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발표된 물가 지표가 금리인상에 무게를 실었다. 영국 통계청은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10.4% 상승했다고 밝혔다. 물가가 둔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뒤엎고 반등한 것이다. 영국 물가는 지난해 10월 11%를 웃돌며 41년래 최고치를 찍은 후 하락해 올 1월 10.1%까지 내렸다.
2월 물가는 스페인 야채 부족, 북아프리카 추운 날씨 등 일시적 요인 영향이 크지만 영란은행이 주목하는 근원 인플레이션 역시 상승했다.
임금은 상승세가 소폭 둔화했음에도 여전히 과거 평균을 웃돌고 있다. 노동력 부족 현상도 심각해 물가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영란은행이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의견이 절반에 달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 은행 유동성 위기가 잇달아 터진 것도 금리동결 전망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물가 지표가 시장 분위기를 바꿨다. 금리선물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영란은행이 이날 인상을 제외하고 9월까지 두 번 더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얄런던에셋매니지먼트의 벤 니콜 펀드매니저는 “물가 반등은 충격적인 지표”라며 “영란은행이 물가 목표치인 2%까지 가는 길이 험난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