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경기침체 확률 35%에서 25%로 하향 조정
“연준, 6월까지 금리 5% 이상 올릴 확률 90%”
6주간 미국 주식형 펀드서 40조원 빠져나가
경기 둔화조차 없는 ‘무착륙(노랜딩)’ 시나리오가 주목받으면서 미 증시의 자본 ‘엑소더스(대탈출)’가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최근 양호한 경제지표가 미국 경제의 노랜딩 시나리오에 힘을 싣고 있다. 경제가 침체나 소강상태에 빠지지 않고 상당 기간 호황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미 노동부가 발표한 1월 비농업 일자리는 51만7000개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3배 가까이 웃돌았다. 실업률은 3.4%로 5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1월 미국 제조업 분야의 평균 주당 가동시간도 1.2% 늘면서 증가세를 이어갔다. 물가를 반영해 줄어든 임금도 근로시간 증가로 상쇄됐다. 미국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지난 1년간 8.5% 상승했고 1월에는 1.5% 올랐다.
르네상스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인사들은 여전히 올해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경제가 다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는 걸 인정하길 꺼린다”며 “노랜딩 시나리오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양호한 경제지표를 반영해 최근 골드만삭스 역시 미국 경제가 향후 12개월 내 불황에 빠질 확률을 35%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물가도 연준 목표치까지 도달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경기 흐름이 지속될 경우 물가상승률이 2% 선으로 떨어지는 경기 연착륙 상황은 도래하기 힘들 것”이라며 “올해 미국 물가상승률이 3% 선에서 머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준의 긴축 계획표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기대보다 좋은 경기가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어 연준이 긴축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도 연준이 6월까지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릴 확률을 90%로 보고 있다. 지난달 45%에서 한 달 새 두 배가량 뛰었다.
같은 기간 투자자들은 약 120억 달러를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고 미국 채권형 펀드와 지방채 펀드에는 각각 약 240억 달러와 30억 달러를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미국 증시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올 하반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반등했다. 최근 자본 유출은 올해 연준 정책과 증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