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체에서부터 장난감업체까지 업종 다양
미국 기업들의 감원 바람이 빅테크를 넘어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학기업 다우(Dow)는 전체 직원의 약 5%에 해당하는 20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원자재 조달을 전면 재검토해 올해 10억 달러(약 1조2320억 원)의 비용을 삭감하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인플레이션 완화 등 긍정적인 징후가 보이긴 하지만 불확실성을 대비하려는 조치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짐 피터링 다우 최고경영자(CEO)는 감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비용 구조를 더욱 최적화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하기로 했다"면서 "특히 회사는 유럽에서 거시적 불확실성과 어려운 에너지 시장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IBM은 전날 39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실적은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 향후 경기 침체를 우려한 영향이다. 대신 인공지능(AI) 등 고부가 사업에 경영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포스트잇'으로 유명한 제조업체 3M도 24일 실적을 발표하면서 수요 부진 우려를 지목하며 25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업체 SAP도 전체 인력의 2.5%에 해당하는 3000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난감 업체 해즈브로도 전체 직원의 15%인 1000명을,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도 전체 인력의 7%를 줄이기로 했다.
WSJ은 이번 주에만 4곳의 기업이 1만 명이 넘는 인력 감축 계획을 내놨다고 전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빅테크에 국한됐던 감원 바람이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폭발적으로 증가한 온라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력을 확충해왔다가, 이동제한 완화와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감원에 나섰다.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에 인력을 늘리지 않았던 회사들까지도 경제성장 둔화나 자사 제품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감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다만, 모든 업종이 '정리해고 모드에 있는 것은 아니다. 멕시칸 패스트푸드업체 치폴레 멕시칸 그릴로 1만5000명 신규 채용 계획을 내놨고, 월마트는 기존 직원들의 이탈을 막고 신규채용을 위해 최저시급을 종전 12달러에서 14달러로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