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위원장 박윤봉 충남대학교 교수는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능 출제 방향 브리핑에서 “예년 출제 기조를 유지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불수능’을 언급하며 올해는 체감 난이도를 낮추려 노력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학교에서 얼마나 충실히 학습했는지 평가하기 위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하고자 했다”며 “선택과목이 있는 영역은 과목별 난이도의 균형이 이뤄지도록 출제해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또 “EBS 반영 비율은 50% 정도 수준을 유지했다”며 “체감 연계도를 높이려 노력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불수능의 원인이 EBS 반영 비중이 축소된 것에 있다고 판단해, 체감 연계도를 높이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어떤 방식으로 체감 연계도를 높였냐는 질문에는 “EBS 지문이 담고 있는 소재, 내용과 유사한 문항을 통해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려 했다”고 답했다.
올해는 정시 확대 기조 등으로 변별력이 중시된다. 전문가들은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은 다소 난이도 있게 출제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어와 수학 영역은 난이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박 출제위원장은 국어에 대해서는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출제하고자 했다”고 말했으며, 수학에 대해서는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능력 등을 평가하는 문항을 출제했다. 지나치게 어려운 문항은 피하려 노력했다”고 답했다.
선택과목에 대해서는 “과목별 난이도의 균형이 이뤄지도록 출제해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학생마다 선택과목을 다르게 고르는 국어나 수학의 경우, 점수 보정 체계로 인해 최고점의 격차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선택과목별 유불리 현상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이과 통합 2년 차인 이번 수능에서도 표준점수 최고점에 의한 유불리는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이과 강세 현상은 수학은 물론 국어 영역에서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학에 자신 있는 자연 계열 수험생들이 많이 선택한 ‘미적분·기하’ 선택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일반적으로 인문계열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확률과 통계’ 최고점보다 높다. 작년의 경우 두 과목은 최고점 격차는 3점이었다. 국어 또한 자연 계열 수험생들이 많이 선택한 ‘언어와 매체’의 표준점수가 일반적으로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