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음악계에 새로운 여성 가수들이 등장했다.
1일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열린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 기념행사에서는 신인 가수들이 등장해 무대를 꾸몄다. 공연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인 가수는 정홍란과 김류경, 문서향이다.
중계는 노래 제목과 가수의 이름을 별도 자막으로 표기했다. 정홍란은 ‘예쁜이’, ‘누가 나에게 가르쳤던가’, ‘나의 한생’ 등 당을 찬양하는 선전가요를 불렀다. 김류경은 ‘나는 알았네’, ‘인생의 영광’ ‘전승의 축포여 말하라’를, 문서향은 ‘전사의 노래’, ‘축복의 노래’를 각각 선보였다.
이들은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 화려한 의상 등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정홍란은 ‘풀뱅’ 앞머리로 무대에 섰고, 김류경은 단발머리에 서구적 이목구비를 강조한 화장을 하고 등장했다. 남한의 2000년대 초반 유행을 떠올리게 하는 스타일링이지만, 북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중계에서 이들의 소속 악단은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삼지연관현악단, 국가공훈합창단 등이 참여한 만큼 이 가운데 한 곳 소속일 것으로 추측된다. 이들 악단은 엄격하게 단원을 선발하며, 단원 대부분이 어려서부터 영재 코스를 밟고 금성학원과 평양음악무용대학 등에서 엘리트 예술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번 행사에서 신인 가수들을 공개한 것은 젊은이들이 남측 문물에 물들지 않도록 자국 예술가들을 띄워 주민들을 정신 무장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김옥주 국무위원회 연주단 성악배우에게 ‘인민배우’ 칭호를 주는 등 여러 예술인을 표창하며 예술 부문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한편 북한에서 유명 가수 출신으로는 김정은 위원장 부인인 리설주 여사나 현송월 노동장 부부장 등이 거론된다. 리 여사는 전 인민보안성(현 사회안전성) 산하 내무군(현 사회안전군) 협주단을 거쳐 은하수관현악단 독창 가수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