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라왈 “하루 50여만개 스팸 계정 없애고 있어” 반박
머스크 연이은 폭탄 발언에 주가 급락
인수 제안 가격 대비 31% 하락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팟캐스트 ‘올인’ 주최 콘퍼런스에 참석해 트위터 인수가격 조정과 관련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어 “추산 결과 트위터의 가짜 계정과 스팸봇 비중이 최소 20%에 달한다”며 “이건 추정치 하한선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00개의 임의 계정을 샘플링 해 자체 테스트했더니 이 같은 추산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 내가 (트위터로부터) 듣고 있는 말은 스팸봇의 개수를 알 방법이 없다는 것뿐”이라면서 “마치 인간의 영혼처럼 알 수 없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머스크는 1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올해 1분기 트위터의 허위계정·스팸봇(스팸 발송용 자동 프로그램 계정) 등 가짜 계정 비율이 5% 이하라는 걸 증명하라고 트위터에 요구하면서 인수 절차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머스크의 이날 발언에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가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랜덤으로 추출된 수천 개의 계정을 여러 사람의 검토를 거치는 방식으로 스팸봇을 제거한다”며 “하루에 50여만 개의 스팸 계정을 없애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 정보 보호 문제로 인해 제거 과정을 외부에 공개할 수는 없을뿐더러 외부에서 봇의 비율을 파악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평가 프로세스를 머스크와 공유했다고도 했다. 아그라왈 CEO의 입장 발표에 머스크는 댓글로 웃는 똥 모양의 이모티콘을 달아 조롱했다.
시장에서는 머스크 CEO가 가짜 계정 추산 방식 등으로 거래 조건을 흠잡으며 인수를 지연시키는 것 역시 주가를 떨어뜨려 인수가를 재협상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트위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9% 하락한 37.5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5일 트위터가 머스크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인 직후 주가가 50달러를 넘어섰던 때와 비교하면 26%가량 빠진 것이며, 머스크가 제안한 인수가 주당 54.20달러와 비교하면 31% 가까이 떨어진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은 “주가 흐름은 인수·합병(M&A) 거래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인수 가격은 이제 제안됐던 가격 54.20달러에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고, 아니면 협상이 결렬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