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그냥 지나가면 안되는데…”, “생각보다 운전 잘하는데…”
자율주행차를 처음 본 기자는 실망감이 앞섰다. 다만, 실망감도 잠시. 막상 자율주행차를 타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기자는 23일 오후 2시 20분 공항철도 디지털미디어시티역 8번 출구 앞에서 스마트폰 앱 ‘탭(TAP!)’으로 자율주행차를 호출했다. TAP!에서 승차지점과 하차지점을 선택하니 1분 후 도착이라는 안내문구를 받았다. 하지만 배차된 차량은 기자를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버렸다. 차량은 설정된 주행 경로대로 운행하고 있었다.
결국, 호출을 취소하고 다른 차량을 불러야만 했다. 5분후 도착한 차량은 자율주행 벤처기업 에스더블유엠(SWM)이 운영하는 카니발이었다. 일반 자동차와 비슷해보였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곳곳에 카메라가 눈에 띄었다. 차량 앞과 천장에 자율주행을 위한 라이더와 레이더 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차량에는 의외로 안전요원 2명이 타고 있었다. 위급상황 발생과 기술적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5월까지는 동승한다고 한다.
간단한 안내를 받고 안전벨트를 매자 자율주행차는 스스로 핸들을 움직이며 출발했다. 운전석 안전요원인 홍승우 SWM 연구원은 "하루에 10명 정도의 손님이 탑승하는데 불안해하는 분은 없었다"며 "운전석에서 손발이 모두 떨어진 걸 보고 신기해 한다"고 전했다.
자율주행차는 도심 내 제한속도(50km/h)를 준수했고, 대부분 시속 40km대로 주행했다. 속도감을 즐긴다면 다소 답답함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량은 정지 신호에 맞춰 멈춰있는 승합차 뒤로 서서히 정차했다. 이것까지는 요즘 차량에 있는 액티브 브레이크 기능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반면, 우회전할 때 서행하지 않고 완전히 정차했다가 출발하는 모습은 이 차가 자율주행차량이구나를 인식시키기 충분했다.
차량이 어린이 보호구역에 들어설때는 수동운전으로 바뀌었다. 마침 올부터 횡단보도 우회전 단속이 강화된다는 점도 떠올랐다. 승객은 차량 내부 모니터를 통해 자율주행 상태인지 수동운전 상태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쉬움도 있었다. 차로를 변경하고 가속하는 상황에서 핸들이 종종 급하게 돌았고, 가속페달이 강하게 밟히기도 했다. 특히, 브레이크 조작은 베테랑 운전자와의 실력차가 컸다. 그래도 10분 남짓한 주행에서 큰 불안감을 느끼진 못했다. 앞으로 세밀한 주행 능력을 보완하는 것이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기 위한 과제로 보여졌다.
10일 상암동 일대에서 시범운행을 시작한 자율주행차 노선은 2개다. 첫 번째 노선은 △DMC역~에스플렉스센터~서부면허시험장~상암월드컴파크 7단지·5단지~상암파출소~DMC역으로 차량 3대로 운행한다. 두 번째 노선은 △DMC역~휴먼시아아파트~누리꿈스퀘어~DMC첨단산업센터~MBC~SBS ~DMC역을 차량 1대로 순환한다. 요금은 1회 2000원으로 첫번째 탑승은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