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공식 정부 출범을 앞둔 가운데 구글이 아프가니스탄 전 정부가 사용하던 이메일 계정을 잠정 폐쇄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탈레반이 해당 데이터를 토대로 감시 대상 명단을 만들어 전 정부 인사들에 보복에 나설 수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아프간 상황을 지켜보면서 관련 계정을 확보하기 위해 임시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구글의 이번 조치는 최근 탈레반이 아프간 전 정부 인사들의 이메일에 접근하려는 과정에서 나왔다. 구글이 폐쇄한 이메일 계정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아프간 전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를 통해 "탈레반이 전 정부 관리들의 이메일을 확보하려 한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프간 재무부와 산업부, 고등교육부 등 20여 개 정부 부처가 구글 이메일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프간 대통령궁 비서실과 일부 지방정부 기관도 구글 서버를 이용했다.
이메일과 서버에는 △정부 직원 명단과 △장관 연락처 △정부 계약서 △부족 동맹 및 외국 정부 관계자 등에 대한 정보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외무부와 대통령을 포함해 몇몇 정부 기관은 마이크로소프트(MS) 이메일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MS가 이들 계정과 관련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처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프간 전 정부 이메일 교환 기록을 검토한 보안전문가 채드 앤더슨은 "탈레반이 과거 미국이 구축해 놓은 디지털 인프라를 장악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서버에서 추출한 기밀 정보는 헬리콥터보다 훨씬 더 가치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탈레반의 공식 정부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출범 발표 시기는 애초 전망보다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