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 의사를 밝히면서 국회에 전운이 감돈다. 범여권에서부터 친노 원로 정치인도 쓴소리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박용진 의원은 24일 대구시당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이 주로 비판·견제·감시하는 대상이 돈 있고 힘 있고 빽 있는 사람과 집단이라는 점에서 그런 기능이 위축되거나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며 “우려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당 출신 원로 정치인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KBS 라디오에서 “상당히 어리석은 행동이 아닐까”라며 “굉장한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은 그렇게 실효성 있는 법안도 아니라고들 하는데도 조급함에 쫓기듯이 밀어붙이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언론 4개 단체(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PD협회)와 정의당도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중재법을 비판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언론의 독립성도 공공성도 보장하지 않으면서 뉴스만 필터링하겠다는 것이 언론개혁인가”라며 “언론의 입을 막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개혁이라 호도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도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과연 정상적인 과정을 거치고 있는 입법인지 근본적으로 되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민주당이 배출한 세 명의 지도자들은 언론자유를 공고히 하겠다 했었다. 지금 과연 이 법안이 그 정체성이 부합하는가”고 꼬집었다.
야권 대선 주자들도 강행 처리에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언론 재갈법을 강행 통과시키면 민주당은 차기 대선에서 언론의 자유를 말살한 정당으로 취급 받을 것이고 민주당 후보는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차라리 솔직하게 ‘민주당 비판 및 처벌 금지법’을 만들라”며 “언론에도 재갈 물리는 민주당이 ‘국민 재갈’ 물리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