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도지코인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하룻새 가격이 250% 폭등하는가 하면, 일 거래대금은 국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을 앞질렀다. 미국 개발자들이 장난삼아 만든 가상화폐인 도지코인이 이처럼 주목을 받는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크립토티커(Cryptoticker)는 19일 최근 도지코인 가격 상승 원인으로 4가지를 꼽았다. 우선 코인베이스의 상장이 도지코인의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지난 14일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는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은 가상화폐의 이정표가 될 사건으로 평가되며 도지코인 뿐 아니라 대다수 가상화폐의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크립토티커는 도지코인이 인터넷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활용해 만들어진 코인이라는 점도 주목했다. 특별한 목적이 없이 만들어진 탓에 실제 사용할 수 없지만 발행량이 무제한이다. 때문에 가격 접근성이 다른 코인들에 비해 낮다. 가격도 외부요인 보다는 순수하게 수요와 공급만으로 움직인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도지코인은 변동성이 큰 코인이 됐고, 되레 이런 점이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게 하는 요인이 됐다. 실제 도지코인의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한 것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가상화폐 투자 정보 공유방인 ‘사토시스트리트벳츠’에서 주목을 받으면서다.
도지코인의 가격 상승을 이끈 가장 큰 요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머스크는 오랜기간 수없이 많은 도지코인 사진을 올리고, 도지코인 예찬론을 펼치며 도지코인 가격 상승을 주도해왔다. 최근 코인베이스가 상장하자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스페인 화가 호안 미로의 ‘달을 향해 짖는 개(Dog Barking at the Moon)’ 사진과 함께 “Doge Barking at the Moon(달을 향해 짖는 도지)”이라는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도지코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영국 투자업체 프리트레이드의 데이비드 킴벌리 연구원은 18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도지코인을 겨냥해 "가상화폐 투자에서 맹목적으로 시장 흐름을 좇는 ‘더 큰 바보 이론’이 나타나고 있다"며 "모두가 이런 행동을 한다면 결국 거품은 터질 수밖에 없으며 그 시기가 언제일지 예측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더 큰 바보 이론은 누군가 나중에 더 높은 가격으로 살 것이라는 믿음으로 어떤 가격이든 정당화하는 것으로 부동산 가격 폭등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된다.
한편, 도지코인은 19일 오후 2시 현재 미국의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29.29% 폭등한 33.26센트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