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반도체 견제는 중국 아닌 대만...삼성ㆍTSMC 면전서 "미국이 다시 세계 주도"

입력 2021-04-1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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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재료를 들고 있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반도체 재료를 들고 있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12일(현지시간)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싸고 인텔 등 반도체 업체, 자동차 업체 등 총 19개사와 온라인 회의를 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 다시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며 자국 내 생산 확대에 의욕을 나타낸 배경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대만 의존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분석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가 1일 발표한 보고서에 이런 미국의 위기감이 고스란히 담겼다. SIA는 보고서에서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가 1년 동안 생산을 중단하면 세계 전자산업은 1년 간 4900억 달러(약 551조 원)의 수입이 감소한다는 극단적인 가설을 제시, 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대만의 존재감을 경계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전자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4000억 달러로 추산됐다.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4900억 달러의 수입 감소는 전체의 20%에 해당한다.

글로벌 파운드리 분야는 아시아 의존도가 크다. 대만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 등 대만 기업의 점유율은 64%에 달한다. 애플을 비롯한 많은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미국 퀄컴 등은 첨단 반도체의 개발•설계로 업계에서의 존재감을 높여왔다. 공장이 없는 퀄컴 같은 팹리스 기업이 지금까지 지탱될 수 있었던 건 TSMC와 같은 기업에 생산을 맡겨 왔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르네사스테크놀로지는 생산의 약 30%를 대만에 기대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대만을 통치라도 하게 된다면 세계 반도체 수급은 요동칠 수 밖에 없다.

반도체 산업은 국제 분업을 지렛대로 성장해왔다. 그 결과, 생산은 아시아 특정 지역에 집중됐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공장 입지별 생산 능력 점유율은 2020년에 대만과 한국이 전 세계의 43%를 차지했다. 미국의 점유율은 12%로, 지난 20년간 7%포인트 줄어 점유율 15%인 중국에도 밀렸다.

하지만, 생산의 집중으로 효율성은 높아진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와 재해 리스크에 대한 대비는 간과되어온 게 사실이다. 일례로, 현재 미국과 일본,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으로 감산에 쫓기고 있다.

12일 백악관 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자국 내 투자에 500억 달러를 보조하는 법안에 "초당파적 지지를 받았다"며, 의회에 성립을 호소했다.

문제는 각국이 미국처럼 반도체 공급망의 자급자족을 추진하면 시장 균형이 깨질 수도 있다. SIA 추산에 따르면 자급자족 공급망을 구축하려면 미국에서 3500억~4200억 달러, 중국에서는 1750억~2500억 달러의 선행 투자가 필요하다. 이 비용을 그대로 반도체 가격에 전가하면 35~65%의 상승이 예상된다.

신문은 자급자족화의 비용과 리스크는 현재의 반도체난보다 피해가 클 수 있다며 분업화한 세계적인 공급망을 각국 간에 어떻게 유지할지가 향후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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