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갈등 속 내수 활성화 강조 당국 영향도
해외기업의 시장 참여도 늘어나는 추세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8일까지 중국 내에서 이뤄진 M&A는 총 775억 달러(약 88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성장 모멘텀을 얻었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5%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으며, 연간으로도 2.3%를 기록해 주요국 중 유일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현재 진행 중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6% 이상으로 제시하며 자신감을 보인다.
글로벌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의 M&A 거래 규모는 73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특히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기술과 물류 산업의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거래만 보더라도 시멘트업체 신장톈산은 4개 기업을 인수하면서 150억 달러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택배업체 SF홀딩은 23억 달러에 케리로지스틱스를 인수했다. 또 홍콩 사모펀드인 파운틴베스트파트너스는 냉장·냉동 물류 업체 CJ로킨을 CJ대한통운으로부터 7338억 원에 사들였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내수에 초점을 맞춘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에서 “강력한 국내 시장을 만들어 내수 확대에 따른 전략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PwC의 데이비드 브라운 아시아태평양 딜(Deal) 부문 대표는 “중국에서 M&A가 유난히 뜨겁다”며 “경기가 회복되면서 국내 기업의 수요가 커진 것은 물론 해외 기술과 시장에 대한 의존을 낮추기 위한 당국의 내수 위주 정책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광범위하게 벌어진 중국의 해외 M&A 감소도 당국이 내수를 강조하게 했다”며 “이에 해외로 나갔던 많은 자본이 다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M&A 시장이 활발해지자 중국을 겨냥한 해외기업들의 참여도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남부의 한 물류단지를 11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미국 대표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당시 “시장 동향에 따라 중국에서 강력한 모멘텀을 확인했고, 특히 중국 주요 도시 주변으로 물류 용지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중국 시장이 대세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해외기업의 중국 기업 인수는 전년보다 14% 증가한 54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해외업체들은 중국 소비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소비패턴에 변화를 보이기 전부터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며 “최근에도 딜 메이커들은 중국 물류 부문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고 전했다.